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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개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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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연의 작품을 보면서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화가 피에트 몬드 리앙을 떠올리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몬드 리앙이 일상적인 <나무 연작>의 풍경에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단순화 선과 면, 색채만으로 그만의 독창적인 추상의 조형세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림이란 비례와 균형 이외의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피에트 몬드리안의 예술적 이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따른 것으로 이해된다.

선과 면, 색띠를 그리고, 다양한 도형으로 형태를 만들며 크고 작은 모양들에 색을 더하면서 자신의 어법으로 조형성에 정착했다.

그 형상들은 때로는 “위에서 내려다 본 세상” 같기도 하지만 “옆에서 본 세상”, 내면의 은밀한 이야기”처럼 
그 자신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지적인 고뇌가 존재한다.
작가는 이런 형태의 예술창작과 작업 과정을 “치유와 위안을 주는 행위”로 정의했다.

이렇게 캔버스에 자신의 메시지만으로 언제나 화면을 가득 채운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그 외로운 순례 길에 그가 잠시 관심을 보였던 입체작업으로의 표현 영역을 확장해 보는 것도 그녀에겐 엘도라도 이상의 오아시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얼개>의 연작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자유를 주며 강요하지 않아 지적이다.
-김종근 (미술 평론가)